바나나톡 책 리뷰 - 양창이 지음 (마음의 위로가 되는 B급 감성 에세이)

이번에 읽은 '바나나 톡'이라는 책은 특이하게도 SNS 스타, 그것도 중국의 SNS 스타 양창이가 지은 책입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문장력으로 인터넷 세상을 달구고 있는 사람이 편안하게 자신의 생각을 쓴 책이라 그런지 읽기가 수월했습니다. 이 책은 제목 '바나나 톡'처럼 심심할 때 하나씩 까먹을 수 있는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얼마나 재미있는지 의심어린 눈초리로 제가 한번 까먹어봤습니다.

 

인생이 피곤할 때,

귀찮을 때,

두려울 때

하나씩 까먹는 마음의 문장들

바나나 톡

 

01. 정신병 환자와의 MSN
우리가 마주한 모니터 뒤편의 세계는 환각에 지나지 않는다.

02. 아직, 축배를 들어선 안 된다
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면 축배를 들 자격도 없다.

03. 상류사회의 기하학
모두들 상류사회에 들어가려고 애쓰지만 원래 하류사회에서 더 귀한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법이다.

04. 인간관계 결벽증
복잡한 인간관계에 취약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병명은 ‘인간관계 결벽증’이다.

05. 침대 머리 맡, 기록, 기억, 편지
이곳에는 저속한 호르몬이 흐르던 내 모든 청춘의 기록이 담겨있다. 잃어버린 청춘에 여전히 미련이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글이다.

06. 욕망, 서랍, 연인, 취중진담
계속되는 나의 청춘의 기록들. 그리고 비밀스러운 사랑.

07. 광장공포증
그들은 공공장소나 수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곳을 두려워한다. 특히나 버스, 기차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긴장하고 두려움을 느낀다.

08. 영화와 음악을 통한 힐링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만큼 안전한 일은 없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09. 원숭이들은 모두 위험하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이 세상에서 당신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다

10. 섹스보다는 사랑을 논하고 싶다
때로는 자신의 무기력한 감정에 대한 보복으로 섹스를 무기 삼는다.

11. 친절한 아저씨의 메일
모든 탐욕과 질투는 고통으로 이어진다.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사랑, 인간관계, 일에는 모두 여유가 필요하다. 누군가의 비위를 맞추며 환심을 사는 것은 모두 의미 없는 일이다. 그들은 언젠가 당신의 관심을 귀찮게 여길 것이다. 반면 당신의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한 사람이 있다. 그건 바로 당신 자신이다.

12. 배드 테이스트의 황당한 이론
나는 조금은 거칠고 저속한 것을 좋아한다. 배드 테이스트는 고상하고 평범한 것들보다 더 많은 영감을 준다. 후자는 사람들이 사물을 바라보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일 뿐이다.
-헬무트 뉴튼(Helmut Newton)

 

저자가 디자인 출신이라 그런지 내용 못지않게 책의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쓴 흔적이 보입니다. 글로 표현하기 힘들거나 글을 보충하기 위해 사용된 이미지가 많아 책을 보는데 눈이 많이 즐거웠네요.

 

이 책은 내용도 그렇고 구성도 매우 자유롭습니다. 시처럼 짧은 글을 쓰다가, 하나의 주제에 대한 긴 문장도 나옵니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우리가 일상에서 주로 만나는 것들이 대부분이죠. 사랑, 청춘, 인간관계, 문화, 예술 등. 그래서 이 책은 정말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내용이 있는지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다른 사람의 성공 비결을 따라하지 말고 자신만의 장식을 찾아라. 그러면 설령 도전이 실패로 끝난다 하더라도 당신은 더 강한 자아를 얻게 될 것이다. (P.45)

 

학교 다닐 때는 시간은 많지만 돈이 없고, 회사를 다닐 때는 돈은 많지만 시간이 없다. 인생은 단계마다 그 시가의 장점과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거창한 욕심은 버리고 긍정적으로 한 번 생각해보자. 학교 다닐 때 갖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못 샀던 것을 회사를 다니면서 살 수 있게 되지 않았는가? 행복은 이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P.58)

 

당신이 어떤 일에 몰입해 열정을 쏟고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분명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P.59)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도 언젠가는 상처를 안겨줄 수 있다. 그러니 자기 자신을 스스로 아끼고 사랑하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 (P.106)

 

모두들 자신이 느끼는 대로 살아가는 시대다. 우리는 언제나 자기 자신을 바꾸려고 하기 보다는 상대방이 변하기를 바란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기에 상대방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옳은 것의 기준은 무엇일까? (P.109)

 

작은 일에 화내지 마라. 사소한 근심들이 당신의 앞길을 가로막도록 내버려두지 말고 대신 고개를 들어 드넓은 하늘을 바라보자. 모두 잘될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P.114)

 

어느 날 누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자신이 성공했다고 생각하나요?' 질문에 답하기 전에 성공이란 무엇일까 생각했다. 사람마다 성공에 대한 정의가 다르다. 만약 성공이 커다란 부와 명예를 가진 것이라고 한다면 나는 절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의 내 나이와 위치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나답게 살고 있는지, 얼마나 자유롭게 즐겁게 살고 있는지다. 내가 추구하는 성공은 바로 이런 것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성공은 도대체 무엇을 어째야 하는 것이란 말인가. (P.213)

 

어떤 일에 몰입하거나 누군가와 진심어린 대화를 나누는 것은 단순해 보이지만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다. (P.219)

 

늙는 것은 두렵지 않지만 호기심이 사라지고 평범한 것에 저항하기를 포기하게 될까봐 겁이 난다. (P.221)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 책을 써서 그런지 '바나나 톡'은 다소 무게감은 떨어질지 모르나 다른 책과는 달리 편안함과 자유로움이 있는 그런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삶이 힘들고 지칠 때 편안하게 이 책에 있는 바나나를 한번 까먹어 보시길. 저자가 알랭 드 보통을 좋아해서 그럴까 이 책에서 조금 비슷한 향기가 나는 것 같네요.